E Z F O L D I N G
폴딩도어 수입 기성품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국내 제조 시장으로서의 변화를 이끈 이지폴딩
파사드를 설계할 때 가장 흔한 유혹은 “조금 더 보여주자”는 생각이다.
더 크게 열고, 더 화려하게 만들고, 더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어진다.
하지만 파사드는 이상하게도 과해지는 순간부터 빠르게 실패한다.
개방이 많다고 해서 항상 좋은 파사드는 아니다.
유리 면적이 지나치게 커지면 공간은 외부 환경에 과도하게 노출되고,
실내의 질서는 쉽게 흐트러진다.
빛은 많아지지만 안정감은 줄어들고,
사람은 오래 머물기보다 스쳐 지나가게 된다.
장식 역시 마찬가지다.
초기에는 눈길을 끌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장 먼저 피로해지는 요소가 장식이다.
유행을 타는 디테일, 과도한 색상 대비,
불필요한 조형 요소는 관리 부담을 키우고
외관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연출에 의존한 파사드도 오래가지 못한다.
조명이나 그래픽, 간판의 힘으로 만들어진 외관은
환경이 바뀌거나 운영 방식이 달라지는 순간 흔들린다.
연출은 보조 수단일 뿐,
파사드의 본질을 대신할 수는 없다.
반대로 오래 살아남는 파사드를 보면 공통점이 있다.
절제되어 있다.
눈에 띄지만 과시하지 않고,
개방되어 있지만 경계를 잃지 않는다.
외관은 조용하지만, 공간의 성격은 분명하다.
이 절제는 디자인 능력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판단력에서 나온다.
모든 파사드는 더할 수 있다.
그러나 좋은 파사드는 멈출 수 있다.
과하지 않은 파사드는
운영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시간의 변화를 받아들일 여지를 남긴다.
그래서 유지가 쉽고,
환경이 바뀌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파사드는 메시지를 크게 외칠 필요가 없다.
지속적으로 전달되면 충분하다.
과한 파사드는 순간을 얻고,
절제된 파사드는 시간을 얻는다.
결국 파사드의 완성도는
얼마나 많은 요소를 담았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 균형이 깨지는 순간,
파사드는 디자인이 아니라 부담이 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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